번역괴담

[번역괴담] (8) - 굶어 죽은 개

아이버스 2024. 8. 26. 10:40

[일본어 연습 상 의역,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참고하셔서 감상해주심 감사드리겠습니다. 출처 : 공포의 샘]

 

한 예술가가 굶어죽기 직전의 개를 전시해 놓고

"굶어 죽은 개"

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게다가,

 

"이건 아직 첫 단계에 지나지 않아. 내가 발표하려는 예술의 준비 단계다."

하며 선언했다.

 

"굶어 죽은 개"라는 작품만으로 꽤나 비인간적인데,

그게 준비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그의 발언에 예술가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인터넷에 예술가의 블로그는 악플이 쇄도,

자택에는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항의를 해왔고,

그걸 언론이 물어 더욱 사태가 커지며,

수습이 되지 않을 정도로 사회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나서 예술가는 새로운 말을 남겼다.

"다음 전시에 쓸 개는 보건소에서 안락사 처리 될 예정의 개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부디 자유롭게 데려가시죠."

다음 전시가 이루어지는 날, 미술관에는 처음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었다..

 

줄을 선 사람들은 머리와 어깨에 띠를 둘러 매고 항의를 하는 사람들,

그저 흥미를 갖고 처음 미술관을 방문한 일반인,

그리고 그걸 재미있어 보인다며 웃으며 사진을 찍는 사진사.

 

100인 이상이 모인 터라, 미술관은 평소보다 일찍 개장했다.

 

개장이 되자 모두 가장 먼저 '굶어죽은 개'가 전시된 곳 앞으로 모였다.

거기엔 전번과 마찬가지로 움직일 기운도 없는 개가 힘없이 누워 있었는데,

옆에 세워진 간판만이 지난 번과 달랐다.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부디 자유롭게 데려가시오."

모인 사람들은 조용히 주위를 살피고 있는데,

그 중 1명의 노부인이 손을 들었다.

 

"이 개를 데려가고 싶습니다만."

그러자 저편에서 예술가가 나타나더니,

알겠다면서 개의 목줄을 간판에서 풀어 노부인에게 건네고는 다시 안쪽으로 돌아갔다.

 

끈을 받아 든 노부인은 몸을 굽혀 "이제 괜찮단다."며 말을 하고,

개의 머리를 쓰다듬자, 자연스레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예술가는 다시 안쪽에서 설렁설렁 나타나더니,

또 끌고 온 개를 간판에 묶었다.

무슨 짓이냐고 사람들이 따졌음에도 딱히 아랑곳 않던 예술가는

 

"오늘은 10마리 데리고 왔는데, 이제 9마리군요."

하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1번 데려가겠다 했던 행렬은 멈추지 않고,

차례로 손을 드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렇게 예술가는 기계적으로 개를 9번 인계하는 걸 끝내자,

그 날의 전시는 끝나게 되었다.

 

언론은 그 모습을 몇 번이나 방영했고,

국민들도 그 미담에 감탄하게 되었다.

예술가는 그 뒤에도 열정적으로 전시를 하였지만,

"굶어 죽은 개"라는 작품이 완성되는 일은 없었다. 

 

어떤 미술관에서도 준비된 개는 금세 데려가려는 사람들이 나타나서였다.

그건 개의 숫자가 늘어났음에도 변하진 않았다.

 

전시가 있을 때 만들어진 미담이 유행처럼 번지며,

어느새인가 어떤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그 예술가는 처분 예정의 개들을 구하기 위해 이런 전시를 시작한게 아닐까." 라던가 하면서,

하지만 그 때, 예술가는 갑자기 전시를 중단했다.

 

유행이 한창이던 와중 사람들은 이상함을 느꼈고,

어떤 기자가 당연한 듯 질문을 하였다.

 

"소문에 따르면 처분 예정인 개를 구하기 위해 전시를 하는게 아니란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예술가가 대답했다.

 

"아뇨 아닙니다. 그게 만약 목적이라면 전시를 멈추는건 이상하잖습니까?"

당연한 이야기다.

 

"그럼 무엇을 위해 전시를 했고, 어째서 전시를 그만두신겁니까?"

기자는 질문을 예술가에게 하였다.

 

"그건 이제부터 보면 압니다. 그리고 제 준비는 이걸로 끝났기에 전시를 그만두자 생각했습니다. 

그럼 여러분,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즐겁게 감상해 주십시오."

 

그리고 전시는 끝났다. 

수수께끼 같던 그의 발언은 화제가 되었지만, 

그 뒤로 딱히 무언가 일어나는 일은 없이 바로 잊혀져 갔다.

 

그리고 몇 달 후.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의 공원 곳곳에서 비쩍 마른 개들이 방치되기 시작한 것이다.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자유롭게 데려가시오."

하고 써 있는 벽보와 함께.

 

개를 데리고 간 거까지는 좋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달이나 지날 쯤에는 개를 기르는 데 싫증이 났다.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고민한 끝엔 다들 똑같이 예술가가 한 것처럼 하였다.

직접 버리거나 보건소에서 데려가는 것보다 덜 양심에 찔리기도 했다.

 

최악인건 구하는게 가능했어도 구해주지 않고 바라만 보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굶어 죽은 개'는 완성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완성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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