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괴담

[번역괴담] (24) - 반장의 비밀

아이버스 2024. 8. 27. 09:38

중학교때 반장이었던 그녀는 모두 자주 부탁을 했음에도,

싫은 표정 하나 짓지 않고 솔직하게 들어주었고,

남들 싫은 일도 스스로 도맡아 했기 때문에 제법 좋은 애였습니다.

 

그걸 알았는지 반 애들 대부분 애들이 그녀에게 부탁을 하곤 했습니다.

나와는 별로 관련없던 일이었지만,

2-3번 이야기를 할 떄는 제법 평범한 느낌이었습니다.

 

졸업까지 1년 동안, 반장은 계속 변하지 않고 그녀 혼자 맡은거 같았습니다.

그녀는 졸업식에 반 모두에게 롤링 페이퍼를 받았고,

그걸 소중한 듯이 안고 웃고 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 졸업식이 끝나고 3일 정도 지났을 때 생긴 일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육상 추천으로 진학을 정하게 되었지만,

입학 2주 정도 전에 연습을 하기 위해, 

밤에 달리는 게 일과가 되었습니다.

 

평소의 코스.

오르락 내리락이 심한 경사길을 달려,

조금 적막한 숲길을 벗어나면,

큰 사거리를 우회하여 돌아옵니다.

 

거리로치면 약 4km정도일까요.

 

조금 적막한 분위기지만 가로등도 적당히 있고,

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그녀는 무언가를 막대기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11시 정도였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저는 반사적으로 가던 길을 멈추었습니다.

 

반장인데다 우등생이었던 애가 이런 늦은 시간에,

숲속에서 뭔가를 때리고 있는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니 무서워져,

나는 말도 걸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거기에 열중하고 있었는지,

그녀는 아직 이쪽이 보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한 모양입니다.

저는 그녀가 뭘 때리는지 신경이 쓰여 몸을 숨기고는,

조금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그리고 보고 말았습니다. 

 

 

그때 받았었던 졸업 앨범과 롤링 페이퍼를요.

그 밖에 중학교때와 관련된 것들이 그 자리에서 흩어져 있고,

그녀는 그걸 내려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광경에 움직이지 못하던 저는,

그녀가 돌아보았을 때에도 그 자리를 벗어나는 일이 불가능했습니다.

숨을 헐떡이면서 어깨를 크게 떠는 그녀는,

이쪽으로 다가오거나 하지도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뭐였든간에, 발은 딱 고정하고 양손을 위로 올린 채 그 대로 멈추었습니다.

조금 웃는 얼굴은 이쪽을 향한 채, 고개만 빠르게 옆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걸 본 순간 한계에 봉착하여,

저는 오던 길을 전력질주했습니다.

 

그 후 저는 밤의 연습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왜 분해 하며 그 물건들을 부수고 있던 걸까요.

그 일에 관해 대부분 상상이 갑니다만,

어째서 그런 움직임을 했던 것인지,

그 움직임은 도대체 뭐였는지...

그건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글로 쓰는 것만으로는 그 움직임을 전하는게 불가능하지만,

정말로 이상하고 뭔가에 홀린 거 같아 기분이 나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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