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책상 무덤'이라 불리는 교실이 있었습니다.
책상 무덤이란 사용하지 않는 책상이 놓인 장소로,
실제로 내부엔 책상이 잔뜩 쌓여져 있었습니다.
일종의 창고라 부를 수 있겠지만,
그곳에는 어떤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책상 무덤에서는 이따금 소리가 들려옵니다.
거기엔 아무도 없는데 무언가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1층에 있었는데, 2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상 무덤 바로 위가 도서실이기에,
사람들이 왔다갔다 돌아다닐 장소도 아닙니다.
수업 중에도 도서실에 아무도 없을 시간에도,
책상 무덤에서 소리가 들려온다고 합니다.
어떤 학생은 책상 상태가 좋지 않아 교체를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책상 무덤에서 좋은 책을 찾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콩, 딱, 딱."
하고 여러 소리가 들려오던 것이었습니다.
진동인지 뭔지 책상과 문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가능성은 적었습니다.
덜컹거리는 소리야 날 법 하지만,
콩, 딱딱같이 소리의 성질이 애초에 달랐습니다.
그 학생은 공포로 책상을 가지고 가는걸 그만두고,
황급히 자기 반으로 돌아간거 같습니다.
책상 무덤은 청소를 해야만 하는 상태가 아닌 이상,
왠만해선 사람들이 들어오거나 하지 않았고,
애초에 더럽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 탓에 책상 무덤은 청소도 하지 않아도 됐지만,
앞의 복도는 청소를 해야 했습니다.
복도 청소를 하게 된 학생들 말에 따르면,
청소를 하고 있는데 책상 무덤쪽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다 합니다.
지진이라고 생각할 법한 흔들림도 아니었고,
안을 들여다 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람이 어디 물건을 움직이게 했나 생각도 해봤지만,
교실 창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이건 학생들 모두가 확인한 사실입니다.
공포를 느낀 청소 당번들은 황급히 소란스러워졌고,
자그마한 해프닝으로 발전한 일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학교에는 오래 근무하고 있는 경비원 분이 계셨습니다.
경비원분은 자기도 이 학교 졸업생이라 어릴 적 여길 다녔던거 같습니다.
그 경비원분의 말에 따르면 그분이 학교에 다닐 때부터 책상 무덤이 있었고,
똑같은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있어 시끄러웠다 합니다.
확실하진 않은 이야기지만,
책상 무덤이 있던 장소는 원래 조그마한 연못이 있었다 합니다.
학교를 짓는 사이에 메워지긴 했지만,
어째서인지 깊이가 상당하여 과거에는 어린 여자애들이 빠져 죽는 사고도 있었다네요.
책상 무덤에서 일어난 불가사의한 소리는
연못에서 죽은 귀신의 짓이라고 경비원 분은 믿는 듯 했습니다.
그곳에 있던 사실이나 자기를 알아 달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모두랑 놀고 싶어서 관심을 끌기 위해 소리를 내는 것일까요?
여하튼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는 못하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몹시 쓰이고 맙니다.
책상 무덤은 어린 애들에게 있어 그런 불가사의한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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