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괴담

[번역괴담] (1) - 저주의 번호

아이버스 2024. 8. 25. 20:01

 [일본어 연습을 위한 글이라 번역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의역/오역 있음]

 

* 표서 : 봉투 위에 쓰는 주소나 번호를 의미함. (맥락 상 번호로 번역하였습니다.)

 

대학교 말기, 한가해진 저는 아르바이트와 술자리에 빠져 있었습니다.

1, 2학년에 필요한 학점의 대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대학의 시스템을 좋다고 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모르겠지만,

딱히 하는 일도 없이 아침부터 밤까지 아르바이트.

그리고 주말엔 술자리에 가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를 가지던 중 저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긴장을 풀어버리면 나올 정도로 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은 남녀 공용에 1개 뿐이라 엄청나게 복잡했고,

이젠 더 이상 참기 힘들다 생각한 저는 계단으로 다른 층의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지금까지 혼잡함이 거짓말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래층은 굉장히 고요한 데다 불빛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평소엔 무서워서 겁을 먹어 버릴 거 같았겠지만,

여기서 일을 보지 않으면 진짜 지릴지도 모를 거 같아서 가보았습니다.

휴대전화 플래시에 의지하면서 화장실에 들어가 스위치를 올리자 눈이 아플 정도로 안이 밝아졌습니다.

 

그 중 한숨 돌리며 들어간 칸에는 낙서가 되어 있어,

본 적 없는 글자 밑에 숫자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뭐라고 썼는지 생각하면서 보고 있으니 '팟' 하고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아, 전화번호였나.

자릿수나 적는 방법이 아무래도 유선 전화번호였습니다.

갑자기 흥미가 생겨 이야기 거리라도 되겠다 생각해 휴대전화로 걸어 보았습니다. 

 

통화 음이 간다 싶더니 전화를 받은 상대가 뭐라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어로 말하는 거 같긴 했어도 전혀 의미를 알 수 없었습니다.

마치 히라가나를 마구 소리 내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무언가를 떠들어 대고 만 있었습니다.

 

'사하도아오누라테토이니치히하와오로미스치...'

 

계속 듣고 있으니 머리가 아파왔고, 공포를 느껴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볼일을 다 보고는 바로 술자리로 다시 합류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날이 되자 그때 전화를 걸어봤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발신 기록을 보자 그럴싸했던 그 번호가 없었습니다.

자기가 지운 기억도 없었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뭐 취했기도 했으니까 딱히 신경 쓰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서 휴식 시간에 잡담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저번 화장실에서 들은 것 같은 엉망진창 일본어처럼 들렸던 것입니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곤란했지만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방금 건 뭐였지...

 

아마 기분 탓이라 생각을 하며 매장에서 조용히 상품 보충을 하고 있는데,

눈 앞에 단골 손님이 가까이 오더니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떤 슈퍼마켓에서 상품 재고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슈퍼마켓은 대부분이 단골 손님이 오가는 그들만의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느껴지는 가게였지만,

손님 중에는 특히 요주의라고 할까 특이한 버릇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를 응시하던 사람은 그 중 한 명으로 통칭 '할인 할머니'입니다.

 

"이거 할인 안 하는 거야?"

하고 유통 기한이 아슬아슬한 상품을 들고 와 점원과 교섭을 하러 오는 게 특징입니다.

 

할인 할머니가 이번에 들고 온 건 낱 개로 파는 만두였습니다.

원래 가격을 치루어도 100엔을 거슬러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또 깎아 달라고 하다니 여전하구나

생각을 하면서 유통 기한을 확인했습니다.

분명 유통 기간은 오늘. 할인 상품이었기에 10% 할인을 해드렸습니다. 

 

하지만 할인 할머니는

"더 안 깎아 주는 거야?"

하고 오늘 따라 물고 늘어졌습니다.

정말 귀찮아졌다 생각하던 찰나, 할인 할머니는 갑자기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형씨, 저주 받았구만."

에? 하고 내가 굳어지자, 할인 할머니가 말을 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 들었지?

그거 저주야. 그거 점점 심해지고, 결국은 다른 사람이랑 말도 못 해. 그럼 어떻게 될 거 같아?"

"...에? 어떻게 되는데요?"

"죽어."

 

완전히 예상 밖의 전개에 내 뇌가 새하얘지는 것 같았습니다.

할인 할머니는 그러더니 '헤'하며 큰 소리를 내더니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그 저주 없애줄 수 있어. 대신 형씨, 조금만 더 싸게 해줘."

"...정말입니까?"

 

할인 할머니는 끄덕이시더니,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때, 할인 할머니의 눈이 갑자기 아름답고 맑아 보였습니다.

어느새 타인이면서 피해야 하는 사람인 할머니를 신기하게도 직감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만두에 5엔이라고 꼬리표를 붙여 주었습니다.

 

점장이 본다면 분명 혼날 정도로 어마어마한 할인이었습니다.

꽤나 파격적인 할인 가에 할머니도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형씨, 마음에 들었다. 내일 도구 갖고 올게."

그런 말을 하더니 할머니는 사라져버렸습니다.

 

다음 날, 할인 할머니는 염주를 건네주셨습니다. 

"그걸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

감사하다고 답례를 말씀을 드리자 히죽거리며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한테 걸린 저주는 사라지진 않아.

하지만 그 염주를 갖고 있으면 그 동안은 괜찮아.

그 염주엔 내 저주가 깃들어 있으니까.

내 저주가 다른 저주를 상쇄해. 내 저주는 강하니까 누구에게도 지지 않거든."

그리고 다시 '헤'하고 소릴 내시더니 웃으셨지만, 그 모습은 뭔가 한층 기분이 나빴습니다. 

 

여하튼, 이걸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리는 일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일이 있고 난 뒤에 할인 할머니는 저에게만 이런 교섭을 시도하려 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저주하고 싶은 사람 있어? 또 할인해 주면 저주로 없애줄게."

'충분합니다.'하고 거절했지만,

아마 부탁을 했다면 진짜 할인 할머니의 저주가 효력을 보였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전 그 이후로 그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살게 되었지만,

할인 할머니에게 받은 염주 만은 늘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습니다.

염주를 차지 않으면 역시 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학교를 다니던 중에 다시 한 번 낙서가 적혀 있던 화장실에 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낙서가 있던 부분만, 누군가 지운 듯이 깨끗해져 있었습니다. 낙서를 썼던 누군가 지웠던 걸까요.......

 

이걸 보는 사람들은 저주 같은 게 있을 리가...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출처 : 공포의 샘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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